신인 프로 필 히스는 이미 두 번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쾌거를 올렸다. 샌도우 트로피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는 어떻게 훈련하고 있을까?
글: 에릭 벨라스케스
생년월일: 1979년 12월 18일
출생지: 시애틀
거주지: 덴버
신장: 175㎝
체중: 시즌기 97㎏, 비시즌기 111 ㎏
가족: 약혼녀 락손
경력: 2006: 콜로라도 프로 1위, 뉴욕 프로 1위
2005: NPC USA 헤비급 1위 및 종합우승, NPC 주니어 내셔널즈 헤비급 1위 및 종합우승
고향 덴버에서 지난 5월 프로 데뷔를 했을 때 그의 부모가 처음으로 아들이 경기하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날 취재진들이 히스를 에워싸고 경쟁하듯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스타란 으레 그런 것이라 말하긴 쉽다. 그러나 수많은 IFBB 신인들이 누구나 다 첫 데뷔 때부터 심사위원들을 깜짝 놀라게 하며 등장해 경이로운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그런 선수는 메이저 대회에서 상위 10위에 들어가는 선수들 중에서조차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밖에 안 된다. 이번 콜로라도 프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조의 출발을 보인 것을 놓고 볼 때, 미스터 올림피아에서의 히스의 가능성을 점쳐본다면 아마도 안전한 배팅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아마추어 시절 대회에서 져 본적이 없는 히스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는 법을 모르기에 평범한 보디빌더나 패배자로 자신의 위상이 격하되는 것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콜로라도 프로 대회에서는 막강한 우승 후보 대럼 찰스와 트로이 앨브즈가 버티고 있었지만 히스는 다른 대회에서 그랬던 것처럼 침착하고 자신감 있게 포즈를 펼쳤다. 그 결과 풍성한 근매스와 근선도가 뚜렷한 복부, 불끈 솟은 삼두근으로 유력한 후보들을 제치면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 여기서 우승을 달성하면서 $25,000의 상금을 탔다.
천부적인 재능
콜로라도 프로 대회로부터 7일 후에 열린 뉴욕 프로에서도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프로 데뷔의 성공이 단지 행운이 아니었음을 확실하게 증명해 보였다. 이후 보디빌딩계는 전 대학 농구선수이자 미래의 올림피아의 샌도우 트로피를 거머쥘 가능성이 엿보이는 무서운 신인의 출현에 흥분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히스의 몸매가 올림피아 챔피언인 로니 콜먼이나 제이 커틀러와 견주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훌륭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미스터 올림피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주인공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계속되는 칭송과 격려로 히스를 고무시키고 용기를 북돋웠다.
그러나 이제 12월로 27세가 되는 히스는 1년을 유보하면서 2006 미스터 올림피아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올림피아에 도전하기엔 경력과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런 결심은 뜻밖인데다가 기대감에 부푼 보디빌딩계를 다소 실망스럽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이 무서운 신인의 행보가 멈추는 것은 아니었다.
“올림피아에 나간다면 3위 안에는 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거죠. 하지만 올림피아에 참가하면 이듬해 열리는 아놀드 클래식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상황이었죠. 전 아놀드 클래식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거든요. 그러기 위해선 그 대회만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라고 히스는 설명한다.
두 번의 대회를 일주일 간격으로 연달아 치른 후 몸에 수분이 증발한 상태였던 히스는 휴식이 필요했다. 그 상태에서 또 다른 대회를 준비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다지 유익한 일이 못될 것으로 판단했다.
“대회 후 이렇게 생각했어요. ‘또 다른 대회에 나갈 준비가 안됐어.’라고요. 다시 근매스 전략에 들어가고 그 다음엔 체지방 제거를 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또 다시 이기기 위한 투쟁을 계속해야만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밀려왔답니다. 수많은 대회일정을 계획하고 더 향상되지 않는 것을 걱정하고… 전 아직 27세랍니다. 지금 만일 35세쯤 되었더라면 아마 2006 올림피아에 분명히 출전했었겠죠.”
희망찬 미래
어떤 보디빌더들은 아주 많은 대회에 참가한다. 그렇게 많은 대회에 다 참가하는 이유는 꼭 영예를 얻기 위해, 트로피를 따기 위해, 혹은 휘트니스계에 명성을 알리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돈을 벌어야 하고, 훈련 경비가 필요 하고, 또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등의 생계유지를 위한 이유에서다. 히스가 우승을 차지했던 두 대회는 $40,000의 상금을 목표로 참가했던 건 아니었지만 경제적으로 분명히 큰 보탬이 되었음엔 틀림없다. 그러나 수입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일년에 8~10개 정도의 대회일정을 잡아놓고 빠듯한 시간 동안 준비를 하기보다는 몇 개의 중요한 대회만 목표로 하는 쪽을 택했다.
“제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질’이랍니다. 프로 선수도 되고 또 정상적인 생활도 누릴 수 있어야 하죠. 내게 있어 휴식이란 다른 사람들과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훈련도 하고,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준답니다.”
히스가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야망 중에는 샌도우 트로피도 있을 것이다. 천부적인 젊은 보디빌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천천히 목표를 향해갈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
“매일 아침 웃으면서 눈을 뜨고 있어요. 프로가 된 이후에는 늘 웃는 날만 있었답니다. 내가 가야 할 길을 드디어 찾았어요. 바로 제가 원하는 길을요. 그리고 제가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인지를 깨닫게 되었죠. 전 정말 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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